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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nlock 잠금해제


Kim Ki Jeong, Roh Jieun

curated by Minsu Kim

23 July  –  20 August  2025





WORKS

김기정, 드리운 그림자 #10, 2021, 순지에 분채, 실, 27.5 x 18cm

 

김기정, Hug #33, 2021-2025, 장지에 분채, 콘테, 염색 천, 실, 53 x 56 cm

김기정, 침대, 2021-2025, 옻칠지에 분채, 염색 천, 실, 38 x 45 cm

김기정, 할머니의 꽃, 2025, 장지에 분채, 실, 나무 틀, 못, 80 x 60 cm

로지은, 야간 비행, 2025, 장지에 먹, 분채, 53 x 73 cm

로지은, Your name is Tulip, 2025, 장지에 먹, 분채, 40.9 x 31.8 cm

로지은, 달을 벗삼아 잠에 드네, 2024, 장지에 먹, 분채, 91 x 60.3 cm

로지은, 호시탐탐, 2021, 종이에 먹, 9.7 x 21 cm

로지은, 깃털과 발톱, 2021, 종이에 먹, 29.7 x 21 cm

로지은, 기다리고 있어요, 2020, 화선지에 먹, 33.5 x 47 cm

로지은, 오늘은 왠지 좋은 일이 생길 것 같네, 2024, 장지에 먹, 분채, 80 x 80 cm

Unlock 잠금해제
Kim Ki Jeong, Roh Jieun 

July 23 – August 20, 2025



비슷한 시기를 살아가는 또래 동료들의 작업을 주의 깊게 지켜본 김민수 작가는, 동양화에서 시작했지만 서로 다른 방향으로 뻗어 나가는 두 작가-김기정과 로지은-의 회화를 한 자리에 놓자고 했다. 세 사람은 모두 90년대에 태어났고, 긴 시간을 함께한 사이는 아니지만, 전시를 계기로 자연스럽게 가까워졌고, 서로의 작업에 대한 감각적 이해가 쌓인 터였다. 전시 《잠금해제》는 이렇게 출발한다. 


김기정과 로지은는 공통적으로 동양화의 전통적 재료인 장지, 먹, 분채, 아교 등을 사용한다. 그러나 이들이 나아가는 방식은 전통을 그대로 따르기 보다는 넘어서는 데 있다. 형식의 엄격함보다 표현의 자유를, 완결된 구도보다 진행 중인 감각을 따르는 이들의 회화는, 동양화라는 장르를 경유하면서 그 너머를 향하고 있다. 이 전시의 제목인 ‘잠금해제’도 바로 그런 태도를 포함하는 듯 하다. 틀을 잠그는 것이 아니라, 그것을 풀어내려는 움직임. 단단히 잠겨 있던 문을 여는 몸짓일 것이다. 


앞서 언급된 듯이, 두 작가는 서로 다른 전개 방식을 취하고 있다. 김기정은 재료의 물성과 구조에 집중하며 평면에서 입체로 확장시키는 새로운 조형 실험을 선보여왔다. 장지 표면에 일어난 보풀은 마치 느슨하게 풀린 실처럼 다가왔고, 작가는 그것을 화면에 적극적으로 개입시켰다. 화면 위로 솟아오른 보풀은 더 이상 결함이 아닌, 작업의 새로운 조형 언어가 된다. 작가는 사각형의 장지(혹은 순지)를 실로 연결하고, 직접 염색한 ‘편물(編物)’이나 ‘나무틀(직조틀)’을 지지체로 삼는 등의 회화 매체에 대한 실험을 이어가고 있다. 


로지은은 90년대생 다운 감각적 민감성과 재치있는 시선을 바탕으로, 일상의 장면과 존재들을 조용히 응시한다. 그의 화면에 등장하는 고양이, 비둘기, 박쥐, 튤립 등은 단순한 관찰의 결과가 아니라, 작가의 내면과 정서를 은유적으로 반영하는 상징적 매개로 기능한다. 특히 ‘밤’이라는 시간성과 도시의 정서는, 외로움과 고요함, 불안과 희망 같은 상반된 감정의 결을 담아내는 중요한 배경이 된다. 명확한 구도나 안정된 비례보다는 감각의 유연함과 표현의 솔직함에 가치를 두는 태도는 전통적인 동양화의 틀에서 벗어난다고 할 수 있다. 


기획을 맡은 김민수 작가는 겉보기엔 이질적인 두 작가의 작업을 한 공간에 나란히 두는 시도를 통해, 각자의 언어가 더욱 선명하게 드러나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그 마음을 담아 ‘잠금해제’라는 전시이름을 붙였다고도 전했다. 김기정과 로지은, 두 작가의 상이한 감각이 한 공간에서 ‘잠금해제’되는 이번 전시를 통해, 관객 또한 각자의 시선과 감각으로 새로운 문을 열 수 있기를 기대한다.


김기정(b.1993)은 이화여자대학교 조형예술대학(동양화전공)과 동대학원을 졸업하였다. 포켓테일즈(2024), 새공간(2023), 온수공간(2021), 이화아트갤러리(2019), 중간지점(2018)에 이르기까지 총 5회의 개인전을 가졌으며, 하이트컬렉션, 유중아트센터, 이화익갤러리 등에서 열린 다수의 기획전에 참여하였다. 2018년부터 2022년까지 중간지점을 거점으로 콜렉티브 활동을 하였고, 2018년에는 아마도예술공간의 연례프로그램인 《아마도애뉴얼날레_목하진행중》에 기획으로 참여하였다.


로지은(b.1995)은 중앙대학교 예술대학 미술학부(한국화전공)와 동대학원을 졸업하였다. 스페이스 카다로그(2024)에서 개인전을 가졌으며, 보안여관(2025), 다팜(2024), 드로잉룸(2023), 갤러리 THEO(2022), 예술공간 의식주(2021) 등에서 열린 그룹전에 참여하였다. 




먼저 솔직한 사람 

글 | 김민수


먼저 솔직한 사람은 밉지 않다. 나보다 먼저 솔직한 사람과는 오해가 없다. 이번 전시에서 나는 두 작가의 다름과 닮음을 애써 찾으려 하지 않았다. 과거에 내가 만났던 김기정과 로지은의 작업은 있는 그대로 솔직한 그림이었고, 나는 그러한 작업을 한 자리에 모으는 일을 하고자 했던 것이다. 

김기정은 가장 가까운 사람, 잊고 싶지 않은 소중한 기억을 늘 간직하고자 작업을 한다. 작가가 다루는 특정한 컬러 ‘파랑’과 ‘종이의 보풀’은 작가에겐 애착인형 같은 것이다. 곁에 두면 평온을 얻게 되는 것. 항상 같은 온도로 살아갈 수 없는 환경 속에서 늘 적정온도를 유지시켜주는 감각들이다. 몇 년 전부터는 그러한 감각을 명확히 보여주는 ‘꿰매고 감싸고 두르는’ 설치를 통해 그림에서 다 보여줄 수 없었던 정서를 표현하고 있다.
이번 전시의 신작 <타일 - 구름하늘>(2025) 도 작가의 할머니가 지내시던 집의 화장실 타일에서 시작된 작업이다. 작가의 기억 속 타일은 구름이 둥둥 떠다니는 하늘풍경을 담고 있는데, 마치 겨울나무에게 입혀주는 뜨개질 옷처럼 갤러리 기둥을 두르고 있다. 

로지은은 늘 자신과 닮은 대상을 그려왔다. 여기서 닮음은 외모가 아닌, 오늘 작가의 마음상태라고 하는 것이 맞겠다. 그의 그림에는 모두가 알고 있는 동·식물이 주인공으로 등장하는데, 그들은 옛 문인화에서 다루었던 소재와 같이 순수하고 담백한 모습을 하고있다. 작가는 전통 동양화의 재료와 특성을 유지하면서도, 동시대의 감각과 삶이 드러나는 그림을 그리고자 한다. 고된 하루를 보내고 맥주 한잔을 즐기는 개미나, 주식을 확인하는 비둘기 드로잉에서 그 의도를 찾을 수 있다.

최근에는 닮음을 넘어 그림의 등장인물에게 자신의 소망을 불어넣는 듯 보인다. 이번 전시에 선보이는 신작 <야간 비행>(2025) 은 갑자기 밀려온 공허함을 달래고자 밤하늘을 자유롭게 나는 박쥐에게 자신을 투영했다. 이처럼 두 작가는 그림을 통해 삶을 살아가는 자신이 지탱할 수 있는 지지대를 만든다.본인과 닮은 여러 개의 눈을 빚어 스스로를 응원하고, 누구도 건들지 못할 따뜻하고 푹신한 파랑갑옷을 만든다. 


1. <Night Patches> (2024) _ instagram.com/kkkkkkkijeong
2. <술자리> (2023), <Money game> (2021) _instagram.com/rogi.yaa




Unlock, 2025, installation vie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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