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HIBITIONS > CURRENT


the gradient


Nakhee Sung, Son Jihyeong 

curated by Noh Choong-Hyun and Siwon Lee


21 MARCH – 25 APRIL 2025



WORKS

the gradient, 2025, installation view

 

the gradient, 2025, installation view

the gradient, 2025, installation view

the gradient, 2025, installation view

the gradient, 2025, installation view

the gradient, 2025, installation view

the gradient, 2025, installation view




the gradient

Nakhee Sung, Son Jihyeong

21 MARCH – 25 APRIL 2025

 




눈 컨템포러리는 오는 3월 21일부터 4월 25일까지 성낙희와 손지형의 2인전 <the gradient>를 개최한다. 이번 전시는 노충현과 이시원의 공동기획으로, 두 작가가 각자의 추상회화 안에서 서로 다르게 구현하고 있는 감각의 기울기(gradient)를 발견하고, 그것의 성격을 깊게 들여다보는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작품을 단순히 바라보는 것을 넘어, 색채, 형태, 질감의 미세한 변화와 흐름, 즉 그라디언트를 감지해 봄으로써, 이번 전시가 새로운 시각적 여정을 함께하는 순간이 되길 기대해 본다. 이에 본 전시에는 드로잉작업 6점을 포함하여 총 18점의 추상회화가 선보일 예정이다.


성낙희(b.1971)는 미국 로드아일랜드 디자인스쿨을 졸업하고 런던 로얄 컬리지 오브 아트에서 석사학위를 받았다. 아트선재, 두산갤러리, 페리지갤러리, 갤러리2, 원앤제이갤러리 등에서 총 16회의 개인전을 가졌으며, 일민미술관, 생테티엔(프랑스), 비즈 아트센터(중국), 밀라노현대미술관(이태리), 캔 파운데이션, 대안공간 루프 등 국내외 유수 미술기관의 기획전에 참여하였고, 2005년 제51회 베니스 비엔날레 한국관 작가로 선정되었다. 국립현대미술관 창동레지던시, 뉴욕 두산 레지던시, 쌈지 레지던시, 파리 시떼 국제 레지던시 등 국내외 주요 레지던시 프로그램에 선정되었으며, 국립현대미술관, 서울시립미술관, 삼성리움미술관, 두산, LG, UBS 아트컬렉션 등에 작품이 소장되어 있다.


손지형(b.1996)은 서울과학기술대학교 조형예술학과를 졸업하고, 현재 동대학원에 재학중이다. 스페이스 윌링앤딜링(2024)과 레인보우큐브(2021)에서 개인전을 가졌으며, 온수공간, 디스위켄드룸, 플레이스막2, 웨스, 카다로그등에서 열린 그룹전에 참여하였다.



the gradient


글 | 이시원


하나의 색에서 다른 색으로 서서히 변화하는 점진적인 효과를 그라디언트(Gradient)라고 한다. 색과 명암이 경계 없이 자연스레 이어지는 흐름은 색 자체의 감각적 경험을 극대화하며 안정감을 준다. 석양이 물들어가는 저녁 하늘에서부터 그래픽 디자인 툴의색상 편집기에 이르기까지, 그라디언트는 우리의 일상 곳곳에 스며 있다. 이는 현대 디지털 매체 환경 속에서 새로운 시각 언어로 자리잡게 되었으며, 추상 회화에서도 주디 시카고(Judy Chicago), 이우환을 비롯한 작가들의 영향과 맞물려 다채로운 모습으로

나타나고 있다. <the gradient>에서는 이러한 맥락 속에서 성낙희, 손지형 작가의 회화에 나타나는 그라디언트의 궤적을 따라가 보고자 한다.


성낙희 작가의 추상 작업은 다채로운 색채와 유기적인 형태를 바탕으로 하며, 캔버스의 표면 위에서 붓이 지나간 자국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매끄럽고 부드럽게 변화하는 그라디언트가 연출된다. 불규칙적으로 결합된 형형색색의 요소들은 꿈틀대며 서로를 파고들고 밀어내듯 유기적인 리듬감과 긴장감을 불러일으킨다. 시각적 변주로 가득 찬 독특한 화면은 작가가 어린 시절 보았던 사우디아라비아 카펫의 이국적인 색감부터 SNS 피드의 그리드 구조에 이르기까지 삶 속의 크고 작은 시각적 경험에서 비롯된 흔적이다. 일련의 연속적인 사건들을 나타내는 <Sequence>와 한 음에서 다른 음으로 미끄러지듯 옮겨가는 운음을 뜻하는 <Portamento>와 같은 제목은 색과 형태의 움직임을 통해 작가가 드러내고자 하는 것이 무엇인지 짐작하게 한다. 이처럼 역동적인 생명력과 미래주의적 인상이 공존하는 성낙희 작가의 그라디언트는 부드러운 동시에 날카롭다.


손지형 작가는 다양한 재료로 레이어를 쌓고, 표면을 파낸 후 다시 채워 넣으며 작업한다. 점진적인 색채와 형태의 변화를 통해 그림과 그림 밖의 세계를 연결지으며 추상적 사건을 펼쳐낸다. 고유한 질감을 가진 색면은 레이어를 이루며 중첩되고, 기하학적 형태들이 층을 이루며 단차를 만든다. 색과 형태는 화면 너머에서 표면으로 서서히 떠오르듯 점차적인 그라디언트의 효과를 자아낸다. 위에서 내려다본 경기장이나 체스판처럼 수평과 수직, 대각선으로 이루어진 구조는 평온하고 정적인 인상을 주지만, 비균일한 표면의 질감은 자연의 촉감을 연상시킨다. 이는 <덤불>,<잎맥횡단>과 같은 제목과 어우러져 보는 이의 상상력을 자극하며 그림 위로 희미한 형상을 투영하도록 한다. 손지형 작가의 그라디언트는 화면을 구획하며 시선의 방향을 제시한다. 색의 변화를 따라 표면의 질감을 훑어 내려가다 보면 그림은 새로운 감각을 불러온다.


색채의 스펙트럼에는 경계가 없고, 시작과 끝 사이에 무수히 많은 색이 존재한다. 그라디언트 자체에 내재된 다양성만큼이나 이를 표현하는 방식 역시 수많은 변주의 가능성을 보여준다. 성낙희, 손지형 작가의 회화에서 색과 형태는 서로 다른 속도와 움직임으로 변화하고, 우리의 시선은 그 흐름을 따라 유영하며 저마다의 울림을 마주한다. 이때 그라디언트는 단순한 색의 변화를 넘어, 경계를 지우고 감각을 확장하는 새로운 추상적 사건이 된다.




성낙희, Elation 12, 2020, acrylic on canvas, 130x160cm

성낙희, Sequence 18, 2019, acrylic on canvas, 61x50cm  

성낙희, Sequence 17, 2019, acrylic on canvas, 61x50cm

성낙희, Portamento 36, 2025, color pencil, oil pastel, pen on paper, 29.7x21cm

성낙희, Portamento 36, 2025, color pencil, oil pastel, pen on paper, 29.7x21cm

손지형, 연한 톱니, 2024, oil, wax on canvas, 116.5x91cm

손지형, 잎맥횡단, 2024, oil, wax on canvas, 130x97cm

손지형, 개미와 꿀, 2025, oil, wax on canvas, 60.6x60.6cm

손지형, semicolon, 2020, water color, pencil, oil pastel, gesso on paper, 29.7x21cm

손지형, semicolon, 2020, water color, pencil, oil pastel, gesso on paper, 29.7x21cm

손지형, semicolon, 2020, water color, pencil, oil pastel, gesso on paper, 29.7x21cm

손지형, 붉은 자루, 2025, oil, wax on canvas, 27.5x22cm


COPYRIGHT ⓒ 2024 NOONCONTEMPORARY